남강에서*
원용문
진주를 하나로 잇는 진양교가 누워 있다
오늘도 봄바람 타고 이 난간을 짚고 서면
왜인의 시린 칼날이 콧등에 와 닿는다.
남강은 산 역사의 강 꽃은 져도 푸르러 오고
저 물결 멎는다 해도 그의 넋은 백사(白沙)로 남아
임진년 덜 씻긴 한을 헹궈내고 있을 거다.
강안(江岸)에 길로 자란 푸른 대밭, 푸른 노래
논개, 우닐던 자리 대나무로 앉은 뜻은
우리네 앉을 자리를 바로 일러 줌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