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옥
헐린 城郭을 둘러 강물은 흐르고 흐르고
나루에 빈 배 한 채 몇몇 날로 매였는지
갈밭속 해질 무렵에 기러기떼 오른다.
흰 모래 깔린 벌에 대숲은 푸르른데
무너진 흙담 안에 祠堂은 벽이 없고
비바람 추녀에 들어 窓살 마자 삭는다.
욱쓸어진 古木을 돌아 다락에 올라서면
옷빠는 안악네는 끼리끼리 모여앉아
蒼蒼한 傳說을 띄워 물과 함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