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어우(柳於于) 몽인(夢寅) 야담에 말하기를 논개는 진주관기였다. 그때는 만력 계사년에 김천일 등 창의 장수들이 진주성에 들어가서 일본군과 항쟁하였다.
성이 무너지고 군사가 흩어지니 백성이 다 죽었다. 논개는 치장 성복하고 촉석루 아래 큰 바위에 서 있었다. 그 아래는 만길이나 되는 강심으로 빠질 수 있는 곳이다.
왜군의 무리는 그를 보고 기뻐하였다. 그러나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하였다. 한 왜인이 바로 들어갔다. 논개는 웃으면서 맞이하였다. 왜장이 달래어 끌어내려 하자 논개는 앞으로 걸어 나가 왜장을 끌어안고 몸을 날려 강심으로 뛰어들어 같이 죽었다.
임진왜란에 관기의 몸으로 왜적을 만나 욕을 보지 않으려고 죽은 자를 다 기록하지 못하였고 어찌 논개 하나에 그치랴. 다 그 이름을 잊었으니 저 관기들을 음란한 창녀라고 하여 정렬이라 칭송함이 옳지 않다고 하나 죽음에 가기를 옛집에 돌아가듯 하였으니 썩지 아니하였고 적에게 맘을 뺏기지 아니하였으니 또한 성스럽게 되어가는 중의 하나이다. 참기 어려우나 나라를 등지지 않고 적을 따르지 않는 것도 타의 아닌 충이니 그 기특함과 슬픔이다.
그 바위 홀로 섰고
그 여자 우뚝 섰네
여자가 이 바위 아니면
어찌 죽을 곳을 찾았으리
바위가 이 여자 아니면
어찌 의로운 소리 들을소냐
한강의 외로운 바위가
만고에 꽃다운 이름 얻었네
승정 기원후 95년 임인 4월 일입
<서기 1722년 (경종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