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의암주논개상 후보로 추대된 문경란은 현재 (사)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과 장애인인권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인권 전문가입니다. 주요 일간지(경향신문) 및 주간지(시사인)에 고정적으로 칼럼을 게재하는 오피니언 리 더입니다. 또한 한국사회의 성평등과 인권증진을 위한 민주시민 교육에 매진하는 교 육지도자이기도 합니다.
1. 문경란 이사장은 성평등 사회를 앞당긴 사람입니다.
문 이사장은 여성의 사회진출, 특히 중앙 일간지의 여기자가 매우 드물던 시절, 중앙일보에 입사해 약 20년 동안 사회부 기자, 여성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으로 맹활약 한 언론인입니다. 당시로서는 여성이 기자가 되는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에게 가로막 혀있던 유리벽을 깨는 일이었고, 이는 곧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일이었습니 다. 문 이사장은 기자로 활약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기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던 ◁ 호주제 폐지, ◁ 성희롱·성폭력·가정폭력 등 젠더폭력, ◁ 여성의 비정규직화, ◁ 돌봄 노동 및 공보육의 필요성, ◁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 ◁ 성평등 문화운동 및 사회적 트렌드 등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선제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으며, 나아가 법제화와 제도화등 해결책을 이끌어내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호주제 폐지와 관련해, 타 언론사가 이에 대해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양비론 적 시각으로 보도할 때, 문 이사장은 호주제 폐지의 당위성과 역사적 의미 등에 대해 깊이 있는 기사를 수 년 간에 걸쳐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호 주제 폐지 입법안을 특종보도하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보도함으로써 호주제 폐지가 시대적 과제임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키고 관련 민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 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문 이사장은 한국 언론인 연합회가 수여하는 2006년 언론인대상(여성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문 이사장은 언론인으로서 마지막 2년을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는데 이때도 여성주 의적 시각을 가진 명쾌한 칼럼으로 성차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고 한국사회 가 성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라잡이 역할을 했습니다.
2. 문 이사장은 소수자 및 약자 편에 서는 의로운 사람입니다.
중앙일보 여성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활약하던 문 이사장은 2008년 2월 국가 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되어 약 3년간 공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인권침해나 차별받는 국민들의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우리 사회의 힘없는 약 자와 소수자를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섰습니다. 특히 문 이사장은 인권위 상임위원이 된 직후, ‘스포츠인권’ 이라는 전인미답의 영 역을 발굴해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향상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 만연 돼 있던 선수 폭행과 성폭행, 학습권 침해 등의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주요한 사회적 의제로 제기해 스포츠, 청소년, 여성계 등 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 다. 이 결과 대한체육회에 권리구제 시스템 신설, 최초의 전국 운동선수 및 코치 등 관련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 실시, 학습권 보장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 등의 큰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스포츠계의 인권증진을 위한 노력은 이때부터 시작되었으 며, 운동선수의 인권보장을 위한 여러 정책과 제도, 인식개선 등은 문 이사장이 스포 츠인권 의제를 이끌던 시절 상당부분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 이사장은 미혼모의 학습권 보장과 건강권 보장 등에도 앞장섰습니다. 미혼모 문제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로서는 사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제입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미혼모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 는 소수자 중의 소수자이자 가장 약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외면하지 않았습 니다. 미혼모 또한 존엄한 존재로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 가 학습권을 보장하고, 자녀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포함 한 통합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대안적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자, 청소년·미혼모 지원단체, 법률가 등과 손잡고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행정부 및 국회의원을 설득했습 니다. 그 결과 미혼모가 공부를 마치고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라 할 수 있는 미혼모 대안학교가 처음으로 설립되었고, 정부의 여러 미혼모 지원대책이 이행되었습 니다. 최근들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혼모 자립을 위한 정책에 앞장서는 것을 보면 문 이사장의 노력과 활동은 10년 정도 앞선 일이라 살 수 있습니다.